웹툰평

이별학(feat. 연애학, 깁스맨)

차가운 불 2023. 1. 30.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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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 이별학, 2022년>(나무위키)

    저는 모든 웹툰의 후기를 봅니다. 후기의 포인트를 3가지 정도로 봅니다. 첫 번째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이 부분은 아무리 평점이 낮게 완결해도 존재하며 작가의 개성이 잘 묻어납니다. 보통 안 보던 웹툰도 이 작품은 이렇게 끝났구나 확인할 겸 보고, 각각마다 다양한 그림체로 그려지는 과정이나 어떻게 구상한건지 등 신기한 내용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축전입니다. 아마 후기를 토요일에 챙겨서 보게 된 계기는 축전이 엄청 많은 작품을 보고 다른 웹툰에는 어떤 축전들이 실리는지 궁금증이 생겨서 였을 겁니다. 무엇보다도 축전은 다양한 사람들의 색다른 그림체들로 그려진 걸 보면 그 작품을 잘 드러내기도 하고 예쁘기도 해서 꼭 챙겨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댓글입니다. 웹툰을 보면 항상 댓글을 확인해보게 되듯이 후기를 볼 때도 확인하게 되는데 끝까지 함께 온 진짜 팬들의 진짜 평들이 느껴집니다. 중요하지 않지만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양산형 장르를 따르는 웹툰의 경우에는 댓글도 다들 비슷하다는 겁니다.

    맹물 작가는 후기가 매우 특이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깁스맨의 후기를 보고 깁스맨, 연애학을 모두 다 정주행하게 되었고 이별학은 나오자마자 봤습니다. 흔히 웹툰의 후기는 영웅적인, 이상적인 캐릭터에 푹 빠져있는거나 작가한테 기분좋은 느낌을 표현하거나 감사해하는 정도의 모습을 보이는데 이 작가의 웹툰의 경우에는 작가가 인생 2회차인거 아니냐, 인생을 느낄 수 있었다, 철학적이었다, 많이 배웠다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어떻게 정주행 안 해볼 수 있겠습니까? 죽 달리고나서 왜 처음부터 계속 보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니 스토리는 크게 대단한게 없습니다. 연애학은 모쏠과 연애고수가 나오는 이야기, 깁스맨은 한 팔을 깁스하면서 다른 팔이 세지면서 학교폭력과 사이비 등을 맞닥뜨리는게 전부입니다. 사건들이 스릴감 있게 진행되거나 막 복잡하지 않고 인물들의 생각, 말, 행동에 몰입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초반에 보면서 그런 작품일거라고 확 와닿기 힘들고 기존 작품을 보는 관점으로는 끌리지 않았던거죠. 정주행하면서 느낀건 이 웹툰들의 메인은 스토리가 아니라 대사마다 생각을 안 할 수 없게 만든 깊이였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메모하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품도 그렇습니다. 댓글에서 사람들이 막 누가 옳고 그르니 누가 잘못했니 따지고 있다보면 어느순간 작가는 다른 인물의 말을 빌려 깔끔하게 정리합니다. 선지찬의 말이 소크라테스의 문답법과 같다는 댓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모두가 동의할만한 근본 원인을 짚어내는 것을 보면 정말 느껴지는게 많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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